‘소멸시효 완성제도’

물품 외상 대금과 같은 경우 친분이나 거래 관계 때문에 “언젠간 주겠지…” 하는 식으로 기다리게 되면 어느 순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대금 청구도 할 수 없게 된다. 바로 소멸 시효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민법에는 ‘소멸시효’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이는 일정한 사실 상태가 계속되면 그 사실 상태가 진실한 권리관계에 합치 하느냐 않느냐를 묻지 않고서 그 사실 상태를 존중하여 법률상 일정효과를 발생시키는 제도로서, 법률상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금전채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정기간(소멸시효 기간) 채무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금전채권은 소멸하게 되고, 채권자는 더 이상 권리주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멸시효제도를 두는 이유는 일정한 사실 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사회는 이를 진실한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것으로 신뢰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사회질서가 형성되는 데 이러한 사실관계를 부인하면 사회질서가 흔들리게 되고, 일정한 사실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그 동안에 진실한 권리관계에 대한 증거가 없어지기 쉽고, 오랫동안 자기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채 방치한 자는 이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전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10년

일반적인 금전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10년으로서 채권을 청구할 수 있는 시점으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청구권은 소멸한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 중 1명 이상이 상인일 경우 그 당사자 사이에 발생한 채권은 상사채권이라고 하여 5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된다. 이와 같은 소멸시효의 진행을 막는 조치를 ‘소멸시효의 중단’이라고 한다.
소멸시효의 중단이란 소멸시효가 진행되는 도중에 권리의 불행사라는 소멸시효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깨뜨리는 사정이 발생한 경우, 이미 진행한 소멸시효기간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표적인 소멸시효 중단사유로는 민사상 재판상 청구(소 제기)를 하거나(형사소송 및 행정소송은 제외됨), 파산절차참가, 지급명령신청,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압류·가압류·가처분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빨리 채무를 이행하라는 이행의 독촉(최고)은 그 자체만으로는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내용증명 등을 통해 채무이행을 독촉한다고 해서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6개월 내에 소송상의 청구등 소멸시효중단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즉 최고는 시효기간의 만료가 가까워져서 강력한 다른 중단방법을 취하려고 할 때 그 예비적 조치로서의 실익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재판상의 청구 이외에도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승인하는 경우 소멸시효가 중단되기도 하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는 납품받은 업체로부터 ‘얼마의 채무가 있음을 인정한다’는 확인서(혹은 지불각서)를 받아두면 그 시점으로부터 다시 5년의 소멸시효가 새롭게 진행된다.

소멸시효의 중단외에 소멸시효의 정지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소멸시효가 완성할 무렵에 이르러 권리자가 시효를 중단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대단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 사정이 소멸한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는 시점까지 시효의 완성을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소멸시효의 기간만료 전 6개월 내에 무능력자의 법정대리인이 없는 때에는 그가 능력자가 되거나 또는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날로부터 6개월 내에는 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 또한 부부일방의 타방에 대한 권리는 혼인관계가 종료한 때로부터 6개월 내에는 시효가 완성하지 않는다. 천재 기타 사변으로 인하여 소멸시효를 중단 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사유가 종료한 때로부터 1개월 내에는 시효가 완성하지 않는다.

모르면 못 받는 물품 대금, 관련 정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통해 억울하게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