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의 등락 요인은 다양하다. 정부의 정책과 수급동향, 기대심리와 같은 핵심변수뿐 아니라 경제성장률, 물가, 금리기조와 같은 거시지표까지 참으로 여러 가지이다. 그러나 요즘 부동산시장은 지역별, 개별 종목별로 따로 움직이는 국지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시장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기보다 지역과 개별재료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개인투자자는 투자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중앙 정부나 지자체의 장밋빛 청사진 하나만 믿고 투자했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요즘 개발재료는 어느 지역에나 널려있다. 개통을 앞둔 전철이나 신도시 예정지구, 뉴타운지역까지 재료가 없는 지역이 없다. 이럴 때는 지역 내 흐름을 먼저 읽어내 상승초기를 노리는 것이 최선책이다.
그러나 초보자가 지역 내 가격 상승초기를 읽는 일이 쉽지 않다. 가격상승 에너지가 분출되기 시작하는 초기조짐을 밝혀내려면 충분한 현장 조사와 함께 실전 투자경험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고수따라하기 식 방법도 유용하다. 건설과 개발, 분양 등 부동산을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개발업자들의 투자기법과 현장 판독법을 익혀 둘 필요가 있다.
이들은 토지나 건물을 매입하기 전 미리 지역부동산의 움직임부터 살핀 후 투자성을 판단한다. 소문난 유망지역이라도 수요가 충분해야 고부가 상품으로 개발해 이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개인 투자자도 투자할 지역 내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을 읽어내면 투자성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인 약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지역에 따라 국지적인 가격상승세를 띄고 있다. 이런 판세에서는 미리 유망지역을 고르는 안목과 함께 전반적인 시장분위기를 먼저 파악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개발업자들이 현장에서 투자의 감(感)을 잡는 방법과 ‘발품’을 통해 지역 내 ‘재료의 힘’을 파악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부동산 담보대출 증가
빚 얻어 부동산을 장만하려는 수요가 꾸준하게 늘면 지역부동산은 상승조짐이라고 봐야 한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늘면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부동산경기의 확장과 축소는 부채의 움직임과 연관성이 높다. 지역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율은 향후 지역 부동산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담보대출 규모 증가 추이를 확인하려면 지역 금융기관 담보대출 담당자나 대출창구 직원, 법무사?등기공무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개발 호재지역 안에는 은행지점이 속속 생겨나고 대출 관련 플랜카드가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동식 중개업소 출현
이동식중개업자인 떴다방이 등장하기 시작한다면 지역 부동산의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징조다. 떴다방 출현은 지역 부동산의 투기를 부추기고 특정상품을 독식해 투자열기를 과열시키는 부정적인 전조이지만 일면 좋은 분양성적의 징조이자 가격상승의 조짐이다. 떴다방은 돈 냄새를 맡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돈 되면 어디든 가서 가격이나 프리미엄을 올려놓는다. 따라서 지역 내 떴다방이 곳곳에 파라솔을 펴기 시작한다면 원인과 이유를 먼저 살펴볼 일이다. 분양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떴다방 출현을 낙관적인 분양성적의 조짐으로 보고 속으로는 쾌재를 부른다.
외지인의 발길이 잦다
통상 호재가 많아 땅 값이 오를 만한 지역은 외지 사람들의 발길이 잦기 마련이다. 중개업소에 외지 차량이나 고급 중형차가 갑자기 늘어난다면 부동산가격 상승조짐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한산한 수도권이나 지방에 개발(택지지구 등) 바람이 불면 통상 멀쩡한 산자락에 비닐하우스 공사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도 한다. 이는 분양권 보상을 노린 투기세력이다.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루어진다는 공고가 나면 개발예정지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아파트나 상가분양권을 받게 되는데, 농지와 달리 비닐하우스를 친 농지는 330㎡만 돼도 분양권을 받을 수 있어 이런 점을 노리고 일부 세력이 농지를 쪼개 비닐하우스를 짓고 분양권 장사부터 시작한다.
경매, 공매 낙찰가율 상승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과 입찰경쟁률은 지역 부동산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갑자기 몇 개월 사이 낙찰가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면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는 조짐으로 봐도 무방하다. 공급보다 수요가 늘어 매수자 우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징조다. 즉, 부동산 수요자들이 저가매입시장부터 몰리기 시작하면 수개월이 지나 개발계획이 발표된 이후에는 일반 부동산 수요자들이 몰려들게 된다. 경매 입찰장을 찾아 수개월 전과 비교해 주택과 토지의 낙찰가와 경쟁률 추이를 파악하거나 동일지역 내 부동산 종목별 낙찰률을 체크해보면 향후 지역 내 시장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전세가격 비율 상승
전세가는 매매가 하락과 상승의 전주곡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역 내 전세가격 상승은 매매가격을 선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급물량 감소와 재개발, 재건축 등 개발 활성화로 인한 이주수요가 증가, 신규 물량 감소로 입주량이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아파트와 상가 의 전세가격 비율이 높아지면 전세 임차인들이 돈을 조금 더 보태 집과 상가를 사는 방향으로 선회한다. 전세가격이 오르는 지역은 부동산 가치도 덩달아 올라 지역 내 부동산가격은 상승한다고 봐야 한다.
전입인구, 유입수요 증가
모 재벌기업의 ‘땅 부자’는 “땅 보는 식견은 하늘이 내렸다“ 고 전해진다. 풍수지리에 일가견이 있어 한번 점찍은 땅은 금싸라기로 바뀌는데, 비결이라면 바로 사람이 모여들 지역만을 선정해 땅을 매입한다. 현재는 가치 없는 논밭을 값싸게 사는데 주로 평지 중에 인구유입 가능성을 따져 땅을 매입한다고 한다. 부동산과 사람은 불가분의 관계다. 인구가 모여들면 부동산은 자연스레 가치가 오르고 가격도 뛴다. 호재지역은 주민등록전입 수요와 이사수요가 늘어난다. 전입과 전출인구 추이상황을 알아내려면 지자체가 발행하는 통계연보나 자치구 홈페이지의 전출입 인구추이를 살펴보면 된다.
건축허가 신청 증가
건축물 허가 동향을 살피면 지역 시장의 경기동향도 어림잡아 파악할 수 있다. 통상 건축허가 신청건수가 늘면 지역경제가 호황이며 건축물 공급이 늘면 경기 확장 추세여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는 게 통례. 다만 특별한 호재가 없는 데도 배후세대와 인구수에 비해 새 건축물이 갑자기 늘어나면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사태를 빚기도 한다. 그러나 개발계획 발표가 임박했거나 재개발, 인구유발 시설 유치 등 호재를 안고 있다면 멀리 보아 수요를 유발하는 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건축허가 건수는 부동산 종목별로 각 시나 자치구 건축과 담당공무원 또는 홈페이지 건축 통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건축물 분양률 상승
개발업자가 가장 눈여겨보는 것이 지역 내 유사사례 분석이다. 주택모델하우스나 분양사무실을 찾아 아파트청약이나 상가, 빌딩, 토지를 분양했던 최근의 사례를 분석해보면 지역의 향후 부동산 경기를 예측할 수 있다. 분양현장에 서서히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 미분양분 적체가 해소되고 프리미엄이 생겨나거나, 또는 주거용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의 매수세가 늘어난다면 가격상승의 전조다. 통상 부동산 컨설턴트나 전문가들이 가장 유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바로 최근의 분양률의 변화다. 분양 성과가 좋아지고 공실률이 거의 없다면 곧 지역 내 부동산은 수요가 늘어 가격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개발재료가 노출된 지역 내 부동산은 투자의 안정성이 높지만 초기 진입비용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이나 비인기 지역은 향후 가격의 탄력성이 떨어져 사두면 묶이는 부동산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돈 되는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지역의 흐름을 항상 예의주시하며 개발이나 지역호재가 생길 조짐이 있는지를 관심 있게 살펴보는 습관을 가져보자.
자본은 항상 움직이며 돈이 모이는 지역은 늘 외부에서 유입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더 많다. 도시인이나 외지 사람들까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욕심을 낼 정도로 호재가 예상되는 지역이라면 일단 투자가치가 있다고 봐야 한다. 외부자금의 유입 움직임이 예상되면 발 빠르게 움직여 돈 되는 부동산을 선점하는 것이 성공투자의 비결이다.